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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 EMDR의 효과성 고찰 본문

심리학

[임상심리학] EMDR의 효과성 고찰

룬이 2010. 1. 3. 23:58

I. 서론

1. EMDR은 무엇인가?

  EMDR은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Reprocessing의 약자로 안구 운동을 이용한 둔감화 및 재처리 요법이다. EMDR은 캘리포니아 출신의 심리학자인 Francine Shapiro가 연구하고 발표한 것으로 현재 여러 인지행동 치료와 더불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효과적인 치료 요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 현혜원(2005)은 EMDR이 치료자의 손가락을 따라 20초가량 좌우 혹은 아래위로 빠르게 안구를 움직이는 것이며 1회 소요시간은 90분이고 총 3회에서 12회 상담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한다고 하였다.

2. 왜 EMDR인가?

  우선, EMDR이 PTSD에 대하여 다른 치료법에 비해 가장 크게 가지는 장점이 효율적인(적은 회기 횟수, 적은 내담자 부담 숙제 등) 치료 진행에 비해 효과성이 같거나 더 우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눈을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매우 간단한 행동이 이 치료의 중점 요소이자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효과를 가져 온 요인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효과가 크고 부담감이 적은 치료인데도 불구하고 국내 국회전자도서관이나 KSI KISS(국내 학술데이터 검색 서비스)를 통해 'EMDR'로 검색을 하면 관련된 학술지 및 논문이 거의 전무하다. 해외 저널 검색 서비스를 통해 검색할 경우 1989년 Shapiro가 EMDR 치료 요법을 발표한 이유 관련된 여러 연구들이 나왔지만 다른 치료법에 대한 검색 결과보다 적다. 그러나 검색되는 논문들의 특이한 점은 EMDR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인데 이는 EMDR과 그 효과에 대한 정확한 근본적 기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경험적 지지를 통해 그를 밝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3. 소결

  이 review paper는 위와 같은 EMDR의 효과성에 관련된 논문 및 학술지의 흐름을 좇아 Louise Maxfield et al.(2004)의 'Some Answers to Unanswered Questions about the Empirical Support for EMDR in the Treatment of PTSD'와 그 속에 인용된 논문들을 통합적으로 재검토함으로써 EMDR의 효과성과 관련된 연구에 대한 나름의 비판과 해석 및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II. 본론

1. EMDR이 아동에게도 효과적인가?

ㄱ. EMDR 치료요법의 변용의 필요성

  여기서의 아동은 여아기와 청년기 사이의 유치원 및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동을 말한다. 아동에의 EMDR의 효과성 여부가 떠오른 이유는 성인들에게 쓰는 EMDR의 방법을 그대로 이 시기의 아동들에게 쓰기엔 적절히 않기 때문에 그에 맞는 방법으로 변용할 필요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동들은 성인보다 외상 사건 및 그에 대한 자신의 감정 및 생각에 대해 보고하는 면에서 정확성 및 체계성이 떨어질 수 있고 치료자의 치료 절차에 대한 지시를 잘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안구운동을 하면서 외상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떠올려야 할 때 소재로 이용될 해당 감정에 대해서 치료자가 명확하게 지시를 내릴 수 없게 한다.

ㄴ. 관련연구

  Guinevere Tufnell(2005)는 아동에게 EMDR을 적용하기 위해서 치료 절차에 있어 언어적 지시뿐만 아니라 그림그리기, 놀이, 이야기(talk가 아닌 story) 방식으로 지시를 전달하거나 아동이 자신의 감정을 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안구운동이 상당한 집중력과 정교화된 근육 운동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촉각적 혹은 청각적 자극으로 대치하였다. 또한 적극적으로 아동의 양육자와 같이 가까운 정보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ㄷ. 제한점

  위 연구를 통하여 변용이 신뢰롭고 타당한 것인지에 의심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아동이 변용된 EMDR 치료를 받음으로써 PTSD증상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할지라도 다음과 같은 의문점이 남는다.

- 아동들이 보인 효과는 EMDR 치료의 효과가 아닌 그림 그리기 및 놀이 과정 자체에서의 감정의 간접적 표현에서 나온 효과일 수 있다. 즉 감정을 표현 해본 것 자체만으로도 정화의 효과가 있었을 수 있다.

- Tufnell의 치료 과정에는 PTSD를 가진 아동들의 양육자(주로 친부모)에 대해서도 치료가 진행되었는데 그만큼 양육자와 양육행동이라는 환경적 요소(학대, 무시, 이혼, 사망 등)가 해당 아동들에게 있어 좋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아동들이 보인 효과는 아동에 대한 치료(EMDR)의 효과였다기보다 PTSD를 가진 아동들의 양육자에 대한 치료 효과라고 볼 수도 있다. 즉 양육자의 문제(법적문제, 본인의 심리적 문제)를 상담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기능적으로 향상된 양육자가 다시 아동에게 건강한 양육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가져온 결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 그밖에도 대상이 된 표본의 수가 너무 적다는 점, 표본들의 환경적 요소가 통제되지 않았다는 점들도 제한점으로 들 수 있다. 더해서 2~13세 사이의 아동은 유아기와 아동기라는 각각의 분리된 독특한 특성(신체적, 인지적, 사회정서적으로)을 가지는 발달단계인데도 불구하고 함께 묶어 대상으로 하였다는 것도 제한점이 될 수 있다.

ㄹ. Research Question

  따라서 앞서 언급한 아동들의 발달적 과정에 맞춘 여러 변용을 적용한 집단과 적용하지 않은 집단 그리고 아동치료-양육자非치료, 아동치료-양육자최소치료(정확히 말하면 치료적 관심만 받는 통제집단을 의미; 정기적으로 임상가를 만나기는 하지만, 적극적인 치료적 처리를 받지 않음), 아동치료-양육자치료 집단 등으로 집단을 나누어 집단 간 효능을 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PTSD를 가진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외적 타당성을 보는 효과연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위와 같이 집단 간 연구를 통해 효능연구를 함으로써 내적 타당성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2. EMDR이 multiple-trauma 환자에게도 효과적인가?

ㄱ. 관련연구

  Sharman D. C. et al(2000)의 연구는 가까운 관계의 사람으로부터 성적 혹은 물리적 학대를 받은 여성 5명을 표본으로 하고 RT(Relaxation Therapy)와 EMDR의 효과성(불안, 회피행동, 침입적 사고등에 관하여)을 비교한 연구였다. 기존 가설과는 다르게 EMDR의 효과성은 RT(여기서 RT는 단독적인 심리 개입으로서는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위약 조건으로 쓰였다.)에 비해서 크지 않았다. 그런데 주지할 점은 표본 5명 중 4명이 multiple-trauma(외상을 여러번 겪음) 환자였고 나머지 1명만이 한번의 trauma를 겪었었는데 이 1명만이 EMDR의 효과를 보았다.

ㄴ. 제한점

  5명의 표본 중 적어도 4명이상은 고등학교 교육을 마쳤으며 또 다른 4명은 백인 여성이었다. 표집에 있어 교육 수준과 인종 간 차이가 통제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표본이 된 여성 5명은 교도소라는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환경의 영향을 받고 지낸 사람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여성에게도 적용 될 수 없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EMDR의 효과가 없었던 이유가 단지 반복적인 외상에의 노출 때문이 아니라 다른 혼입변인 때문일 수가 있다

  표본에서의 제한점 말고도 각각의 심리개입의 변화양상을 보기 위한 척도로 여러 자기보고식 측정도구를 활용하는데 이것 또한 제한점을 가진다고 본다. 이 연구에만 한정되는 제한점은 아니겠지만 자기보고식 측정의 경우 보고자가 자신의 감정 및 생각을 그 당시의 기분 상태나 실험 혹은 개입 상황에 대한 느낌 및 생각 나아가 치료 회기 때 겪었던 사회 환경적 요소 등으로 왜곡하여 전달 할 수 있다.

ㄷ. Research Question

  1번의 외상을 겪은 환자에서는 EMDR의 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2번 이상의 다중적인 외상을 겪은 환자에게는 EMDR의 효과를 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그렇다면 외상의 횟수에 따라 EMDR의 효과성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완벽하게 1회, 2회, 3회...이런식으로 통제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선형적인 횟수 그룹을 지정하여 EMDR을 시행하여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 문제가 되는 다른 변인은 해당 외상의 심각성 정도일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외상 그 자체가 아니라 지각된 외상일 것인데 이 경우는 설문지를 통해서 외상종류가 같은 것에 한하여 외상에 대한 지각적 태도에 대한 응답이 비슷한 점수를 뛸 때 같은 그룹으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 

  심리치료의 효과성이나 환자의 상태 증진을 확인하기 위하여 자기보고식 측정도구를 많이 쓰고 있지만 fMRI나 ERP등의 뇌 활동 측정기구들을 사용해 보다 정확한 환자들의 태도와 변화양상을 알수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EMDR 치료 이전과 이후의 편도체(공포와 관련) 혹은 OFC(Orbito Frontal Cortex-공격성과 관련) 부분의 활성화를 fMRI나 PET scan등을 통해 알아봄으로써 치료 이후 덜 활성화 되었다면 EMDR이 감정의 둔감을 도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III. 결론
 
  EMDR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왜 EMDR에 대해 주목하였느냐를 도입부로 제시하였다. 이어 EMDR이 '아동에게도 효과가 있는가?', '다중외상 경험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가?' 라는 크게 두 가지의 질문을 시작으로 논지를 전개하였다. 두 질문에서 EMDR의 효과가 있다 혹은 없다 중 한 쪽을 지지하는 내용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EMDR 효과 연구 자체에 대한 방법론적인 한계점을 비판하고 그에 따른 나만의 연구 질문을 제안함으로써 마무리하였다. 대게 연구 설계 및 측정도구, 표본 선정, 환경적 혼입변인 등에 대하여 비판하였다.

  PTSD는 여러 정신병리적 증상에 있어 최소한의 경감만 존재하는 문제로 심리개입에 대한 반응성 굉장히 적다. 이러한 심리적 질환에 있어 EMDR은 그 치료 진행 방법을 볼 때 보다 거부감이 적고(직접적 노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간편한 심리개입 방법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그만큼 효과성에 대한 연구가 치밀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어떤 경우에는 EMDR이 효과적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내어 무분별하게 EMDR을 사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본문에서 인용한 논문에서는 PTSD를 가진 아동에게도 EMDR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과 PTSD를 유발할만한 외상을 여러 번 겪은 여성의 경우 EMDR이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내가 직접 PTSD환자들을 대상으로 EMDR의 효과 연구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EMDR의 효과성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선행 연구들의 방법론적 측면을 비판하면서 EMDR의 여러 한계점과 긍정적 발전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근본적으로는 안구운동에 대한 과학적이고 이론적인 기제에 대한 이론이 확실해져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치료법과의 관계에서는 노출치료와의 다른 치료적 요소가 무엇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엄밀한 의미에서 EMDR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IV. 참고문헌

1. 현혜원, (2005). 성폭력 피해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목회적 대응. 감리교신학 대학원(학위논문).
2. Louise Maxfield, Kristine Lake, & Lee Hyer (2004). Some Answers to Unanswered Questions about the Empirical Support for EMDR in the Treatment of PTSD. Traumatology 10(2), 73-89.
3.Guinevere Tufnell. (2005).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in the Treatment of Pre-adolescent Children with Post-traumatic Symptoms. Clinical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10(4), 587-600.
4. Sharman D. C., & Bruce A. T. (2000). The Relative Effectiveness of Emdr Versus Relaxation Training with Battered Women Prisoners. Behavior Modification, 24(5), 719-739.
5. KBS (2006). 다큐멘터리 '마음,' 제 4편 - 기억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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