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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소비자심리학] 레이스홀릭 - 왜 레이스를 좋아할까?

룬이 2010. 2. 6. 03:55

  나는 레이스 하면 물불 안가리고 하악거리는 타입이다.(=_=a) 조금 더하자면 쉬폰소재의 하늘하늘한 블라우스나 원피스도...<- 아! 린넨의 자연스러움도 좋아한다. 잘 생각해보면 쉬폰이든 린넨이든 둘 모두 레이스와 잘 어울리는 소재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왜 레이스를 좋아하는 것일까? 비록 나는 의상쪽으로 배운 것 쌀 한 톨 만큼도 없지만(ㄷㄷ) 레이스가 가지는 특징을 떠올려보며 그 이유를 생각해보기로 했다. 



레이스는 독특하고 유연하다.
그래서 레이스는 나의 자아 및 자아상과 관련된 무의식이나 욕구를 충족해준다.



  레이스는 대게 규칙적인 패턴이 연속되는 짜임새를 가지고 있다. 레이스의 재질에서 오는 가격차도 있지만 레이스의 패턴이 어떻게 디자인 되어 있냐도 레이스가 쓰여진 물건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무조건 복잡한 패턴이라고 해서 가격이 높은 것은 아닌 듯 하나 일반적으로는 복잡할수록 그만큼 해당 패턴을 찍어내는데에 드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비싸지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고급 레이스(가격 적인 면도 그렇고 내가 하악대는 수치가 높은 레이스)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레이스 패턴의 독특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레이스는 대부분의 경우 함량상 주요소가 아닌 부요소이다. 여러 소품이나 여성의류 및 속옷 등 광범위한 제품군에 쓰이고 있지만 제품 전체가 레이스로 뒤덮인 경우가 일반적이진 않다.(하지만 물론 전체가 레이스인 원피스를 나는 가지고 있다.-_-v)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다거나 특정 지점에 데코로써 쓰이는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기능상 주요소만큼이거나 주요소로 역할할 수 있는 것이 레이스이다. 작은 부분에 쓰이더라도 큰 기능을 하는 힘은 바로 패턴의 독특성에서 나온다.

  예를 들면, 아래 제일 왼쪽 원피스는 전체가 레이스 원단이고 두번째는 상단 가슴부분에 포인트로 레이스가 쓰였고 세번째는 전체 모양은 첫번째와 비슷하면서도 아래부분에 망사를 쓴 것은 두번째와 비슷하지만 레이스는 전혀 쓰이지 않은 원피스이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지만 나라면 내가 가진 선택권이 단 하나의 원피스를 고를 수 있다면 가운데 원피스를 고를것이다. 위 세 원피스의 전체 형태 디자인이라는 요인이 통제되지 않아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최대한 원단 자체와 다른 원단과의 비율 및 조화만을 놓고 봤을 때(즉 이후에 코디에 더할 수 있는 다른 여러 의류 및 장신구는 생각하지 않겠다.), 세번째 원피스의 경우 밋밋하고 아래 부분의 망사가 포인트는 되지만 약간 저렴해 보인다. 첫번째 원피스의 경우 쓰여진 레이스가 3가지로 '상-하/중' 줄무늬 짜임을 보이는 2가지와 가장 아랫단에 위치한 1가지 인데 줄무늬 짜임을 보이는 레이스 원단 배치가 단조롭고 특히 2번쓰인(상-하) 레이스 원단의 패턴이 너무 고상하고 막힌 느낌을 준다. 마지막으로 두번째 원피스는 확실히 레이스의 포인트 역할을 잘 살리고 있으면서 망사 원단과 조화도 이루고 있다. 망사는 사각거리지만 단순하다. 이때 상단의 레이스가 일정한 패턴을 기초로 하나의 독특한 형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며서 망사의 단순함을 보완하고 있다. 즉 레이스는 더 적게 썼지만 그 패턴이 더 독특 하기에 난 더 끌린다.

  이렇듯 반복적인 패턴을 기본으로 하면서 새로운 심오한(not 복잡한) 형상을 만들어 내는 독특성을 가질 수 있는 레이스는 나에게 그자체로 심미적 욕구를 충족해준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레이스의 특성이 나에게 옮겨짐으로써 내가 수많은 사람 들 속에서 포인트(나, 여기에요~ 눈에 띄죠?!)가 되길 바라는 나의 무의식적 욕구도 적절하게 방출해준다. 집단 내에서 눈에 띄는 언행을 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혹은 사회적 보상-처벌에 따른 학습때문에 억압받게 된다. 이를 스스로도 용납(견딜 수  있고-손이 오그라들지않고)할 수 있고 주위에서도 용납하는 방식으로 자아는 집단 내 자기표출욕과 집단으로부터의 인정욕구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적절하게'라는 말이 또 중요하게 떠오르는 레이스의 (내가 생각하는) 강점이다. 꼭 위와 같이 레이스가 제법 사용된 의류를 입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레이스가 쓰인 제품으로 나의 내면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레이스가 쓰인 제품은 수를 샐 수 없이 많으며 레이스가 쓰인 제품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제품은 더더욱 많다.

  예시 1) 나는 '밀리터리 자켓'에 레이스'코사지'를 단다.
  
 


  예시 2) 나는 '쉬폰블라우스' 안에 밑단이 레이스로 된 '민소매 탑'을 받쳐입는다.


  예시 3) 나는 '심플한 면 원피스' 아래에 밑단이 레이스로 장식된 '속바지'를 받쳐입고 다시
            그 안에는 레이스 장식이 된 '레깅스'를 신는다.
   



  '적절하게'를 가능하게 하는 레이스의 강점은 수많은 제품군에 쓰일 수 있다는 점과 수많은 제품군과 어울릴 수 있는 유연성으로 다시 말할 수 있겠다. 레이스가 어디에 붙었는가, 어떤 독특한 레이스 패턴을 사용하고 있는가, 어떤 색깔의 레이스인가와 더불어 어떤 다른 원단의 제품과 매치될 수 있는가 등등의 레이스로 시작될 수 있는 다양한 변인들이 레이스의 유연성을 배가한다.

  이러한 유연성은 독특성과 더불어 나의 심적 욕구 및 무의식을 표출하는데 일조한다. 나 자신이 안정되고 조화로우며 어떤 환경조건에서도 잘 어우러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코디에 있어 수많은 응용가능성을 가진 레이스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혹은 집단 내에서 부드럽고 단아하면서도 적절히 매력적인(아마도 성적매력) 이미지를 갖고자 하는 나의 생각을 반영해줄 수 있는 것이다. 


  글을 쓰다보니 내가 왜 레이스를 좋아하느냐를 보다 심층적으로 쓰지 못한 거 같다. 아무튼 결론은 레이스 자체가 가지는 독특성과 유연성을 나의 자아에 전이 시킴으로써, 나의 자아상 역시 독특하고 유연하길 바라는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다는 것이다. 으으... 사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역시 프로이트의 심리성적관점에서 레이스를 설명하는 것이지만 이는 너무 억지인 면이 많은 것 같아 생략했다.(그러다보니 레이스 좋아하는 이유 분석이라기보다 레이스 장점 혹은 특징 분석이 된 것 같아 찝질하다 ㅠㅠㅋㅋ) 역시 '왜'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은 어렵다. ㄹㄹㄹ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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