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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uk - 아포가또(6,000\)

룬이 2010. 3. 11. 17:57


  집에서 학교 가는 길에 작은 화덕(아마도)피자 집이 있었는데 그게 없어지고 언제부터인가 공사를 하더니 카페가 생겼다. 집에서 천천히 걸어가도 1분 내에 있는 거리이기에 '수업 마치고 오는 길에 한번 들려야지'라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들린 때는 수업이 없었던 수요일 오후 쯤이었다.ㅋㅋ 시간이 어중간해서 그런지 손님이 거의 없었다. 나만의 지각이었을 수도 있지만...손님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뭔가 앉을 자리가 묘연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ㅠㅠ 혼자 않기 좋은 자리는 벽면에 붙은 자리들이었는데 거기에 이미 사람이 있거나 출입문 바로 옆이라 산만하고 추울거 같았다. 물론 홀에도 괜찮은 자리가 있었지만 4~6인을 위한 테이블이라 나 혼자 횡하니 앉기가 좀 그랬다. 아예 공부할 것 들을 챙겨가 벽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지 않는 이상 혼자 갔을 땐 참 애매한 곳이다...;;

  메뉴판을 보니 몇가지 눈에 익은 커피들과 다른 음료를 팔고 있었다. 사실 요즘 커피를 마시면 밤에 통 잠을 잘 수 없기도 했고 당시 약간 출출한 것 같아서 간단히 요기가 되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하지만 식사류는 다음주 부터 된다고 하여 매우 아쉬웠다. 그래서 커피 이외의 음료에서 고르려다 그래도 명색이 카페에 메뉴에도 커피류가 제1 페이지에 있는데 싶어 아포가또를 시켰다.


  전체적으로 참 심플했다.(...) 에스프레소 조금과 아이스크림이 나왔는데 솔직히 순간.. 차라리 그냥 평범하게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를 시킬걸 그랬나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Table B의 아포가또에서 받은 감동과 자꾸 비교되었기 때문이다.  
  겉모습에는 실망했지만 커피는 괜찮은 것 같았다. 부드럽고 뽀얀 느낌이 가득한 에스프레소가 앙증맞은 컵에 담겨 나왔는데 몽글몽글한 작은 거품들이 왠지 더욱 따스하게 느껴졌다.



  젤라또도  심플하지만 뭔가  있을거라는 믿음으로 먼저 몇 입 먹어보았지만 그냥 평범한 바닐라맛 아이스크림이었고 슈퍼에서 파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중 동종 제품 대비 약간 비싼 것을 몇숟갈 퍼준것 같았다.
  내가 맛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슈퍼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인지 고급(=더 맛좋은) 아이스크림인지 잘 알리가 없다. 차라리 수제라고 적어 놓았으면(물론 거짓말은 X) 그 감성적 가치에 더 맛있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평범한 분위기의 카페였다. 인테리어, 가구, 의자는 요즘 카페에서 흔히 보이는 디자인 의자들, 원목 테이블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좌석배치가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게다가 냅킨을 제공해주거나 셀프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해놓지 않아 불편했다.(카운터에 가서 말해야 하는 ㄷㄷ)
  아직 마셔보지 않은 커피들과 아직 개봉(?)하지 않은 식사류를 다 즐겨보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적어도 아포가또는 6000원을 주고 여기서 먹기보단 5500원을 주고Table B를 갈 거 같다.
  단점만 열거 한거 같긴한데 마음에 드는 점도 있었다. 우선 카페에 흐르는 음악 선택이다. 공간에 맞지 않게 크게 틀거나 조용한 템포인데도 산만한 음악만 골라 트는 카페가 있는데 이 곳은 적절히 기분을 낼 수 있는 음악들을 틀어주어서 가만히 음악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또 에스프레소에서 느낄 수 있었던 몽글함이 이 곳의 커피의 풍미가 좋을거 같다는 기대를 주었다.

* 무선 인터넷이 잘된다~올레~
** 오픈기념으로 재생연필을 한자루씩 준다~
*** 가게가 너무 심플한거 같은데(그걸 표방한 거라면야...) 재생연필 주는 것도 그렇고 주문서를 나무집게에 집어 주는 것도 그렇고 eco, natural의 컨셉으로 Anouk만의 분위기를 구체화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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