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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심리학] 월드컵 특수 광고에 대하여 논해보자. 본문

심리학

[브랜드심리학] 월드컵 특수 광고에 대하여 논해보자.

룬이 2010. 6. 22. 22:29

1. 월드컵 시즌에 기업들이 월드컵 경기, 박지성 등의 축구선수, 응원가, 빨간색을 활용하여 실행하고 있는 광고/마케팅 활동을 시행하고 있는 이유를 심리학적 이론 및 효과를 활용 하여 설명해 보자.

  광고 속 커뮤니케이션, 즉 기업의 소비자를 향한 설득을 일련의 도식화된 절차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중에서 메시지가 소비자에게 닿고나서의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월드컵 시즌 기업들의 광고 활동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아래 참고)

소비자가 메시지에(를)
pay attention → comprehend → believe → remember 하는가?

  소비자의 광고 자극(메시지)에 대한 반응은 주의를 기울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며 이는 광고자극 자체에 대한 특성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 월드컵 특수 광고들의 메시지 특성 자체에 집중하여 뭉뚱그려 표현하자면 '감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알리고자 하는 기업-브랜드의 이미지나 상품에 대한 내용을 이성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성적 광고는 대체로 good feeling(감동, 정서 자극, 쾌락 중시 등등)을 형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즉, 월드컵 특수 광고는 기업 및 상품-서비스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늘어 놓기 보다 월드컵과의 연계 연상을 유도 함으로써 good feeling으로 인한 이득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 설명은 단순한 감이 있다. '월드컵은 기쁘고 좋은 것' -> '월드컵과 연관된 것들도 기쁘고 좋은 것'라는 논리인데 이것만으로는 위에서 제시한 '소비자가 메시지에 노출된 이후 겪는 과정'에서 메시지가 살아남는(혹은 기업들이 월드컵 관련 광고만 내는) 이유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가 없다.

  그래서 생각해 본 개념이 schema와 그에 따른 연상 체계이다. 월드컵 특수 광고는 자동적인 정서 반응(열정, 두근거림, 함성 등등)을 통해 good feeling을 가져와 메시지를 설득적으로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인지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위에 도식으로 언급된 일련의 과정)에서도 효율적으로 작용하기에 여러 기업에 의해 수없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기업이 내는 광고가 주는 영향력을 넘어 소비자를 둘러 싸고 있는 여러 환경적 요소가 이미 월드컵-'태극전사-박지성-붉은악마...'등등의 소비자의 스키마를 촉발 시킨 상태라고 생각한다. 즉, 기업들이 월드컵 특수 광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소비자는 월드컵과 관련된 수많은 개념과 연상에 주의-이해-기억의 과정을 거쳐 외현적으로든 내현적으로든 관여된 상태란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상태에 기업의 광고 활동이나 스폰서 활동은 소비자의 '월드컵 스키마'를 견고화 하는 역할을 하고, 그럴수록 '월드컵'과 관련된 정보 처리는 더 효율적이게 된다.

  소비자 내 견고하게 형성된 스키마는 월드컵 특수 광고를 즉각적이고 복잡한 처리과정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메세지의 설득력과 효율성을 고심하는 기업에게는 굉장히 반가운일이다. 적당히 월드컵 스키마에 맞추어 메시지를 짜면 소비자는 (인지적으로는)즉각적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는)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2. 자동차, 이동통신 등 유사한 경쟁제품이 월드컵 시즌에 쏟아져 나오면서 방금 본 월드컵 광고가 어느 기업 또는 어느 브랜드인지에 대한 기억과 주의유발을 방해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을 광고 또는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해보자.

  우리가 사물을 지각하고 인지적 처리과정을 경험할 때 그 대상인 자극물을 타깃자극과 방해자극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타깃 자극물은 적극적인 처리 과정을 통해 의미있는 정보를 추출해야 할 자극이고 방해 자극은 이를 방해함으로써 빠르고 정확한 정보처리를 어렵게 만드느 자극이다. 광고를 이러한 관점에서 비추어 보자면 자사의 광고가 타깃 자극물이 되길 원할 것이고 경쟁사의 광고가 방해자극이 되되, 단순히 방해함을 넘어서 타깃 자극물이 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다.

  사실 타깃자극이냐 방해자극이냐는 이를 받아들이는 소비자의 지각적 특성, 선험적 경험, 그 당시의 주변 환경 등등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인 개념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조절 가능한) 요인은 타깃자극과 방해자극이 어떤 특성을 공유하냐에 따라 분별(distinction or discrimination)의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을 보자.


 
  왼쪽 칼럼에서 F를 찾은 작업은 너무나 쉽다. 타깃 자극인 F와 방해자극인 T를 분별함에 있어 알파벳 모양만 유심히 보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지각 과정을 pop-out searching이라고 하는데 알파벳 F가 방해자극 T들 속에서 단숨에 혹은 눈에 띄게 튀어나오듯 지각 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오른쪽 칼럼에서 F를 찾는 작업은 이전 작업에 비해 약간의 시간이 더 걸린다. 고려해야 하는 차원이 두가지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알파벳의 모양과 색상) 이러한 지각 과정을 conjuction searching이라 하며 대상 자극 간의 공유하는 속성 및 차원이 많아질수록 차례대로 찬찬히 살펴보아야만 분별이 가능해지기에 더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즉, 현재 노출되고 있는 많은 기업-브랜드 광고들은 서로 공유하는 차원이 많아 주의 및 지각과정에서 부터 분별이 어려워지고 이는 곧 기억이라는 보다 고차 인지과정에까지 연결된다.(비슷하게 생긴 영어 단어는 한 눈에 들어오지도 않거니와 기억하기도 어렵다)

  특히나 광고의 경우에 자극들이 '연달아서' 쏟아진다. 물론 정규 프로그램의 전후로 계속해서 반복되는 광고들의 경우 소비자의 지각-기억에 남기에 그나마 나은 형편이긴하다. 그러나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정보들이 '연달아서' 제시된다면 소비자가 해당 광고에 노출되어 받아들이고(encoding) 곱씹는(consolidation)과정에 제한을 받는다. 이는 앞서 말한 지각과정에서의 어려움에 더해져 정보의 장기기억으로의 전환 또한 방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어떤 광고가 어떤 기업-브랜드 것인지(그때 그때에 맞춰 어떤 자극이 타깃자극이고 어떤 자극이 방해 자극인지) 분별하지 못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기억을 위한 단서의 부족 및 모호성으로 이어진다. 즉, '요즘 광고들은 전부 월드컵, 태극전사, 붉은악마랑 관련해서 나오긴 하던데 대체 무엇을 어필했었는지 어떠한 것도 기억나지 않고 구분도 안되더라'를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3. 본인이 기업의 광고 및 홍보 담당자라면 월드컵 시즌에 발맞추어 기업/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월드컵 또는 애국심을 활용한 광고를 실행할 것인가? 아니면, 차별화 또는 광고혼잡현상 방지를 위한 다른 방안을 모색할 것인가? 그 이유와 함께 자신의 의견을 적어보자

  관건은 가장 설득력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것인데 나의 개인적 생각으로는 우선은 월드컵, 애국심을 겨냥한 광고를 하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1번 문제에서 설명했듯이 이미 형성된 소비자의 월드컵 스키마를 무시하기엔 위험이 크며 과도한 월드컵 특수 광고가 비판을 듣고 있다고는 하지만 월드컵과 애국심에 의해 소비자가 느끼는 good feeling의 효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브랜드 간 광고가 유사하다보니 소비자가 구분하지 못하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나만의 광고에 맞는 그러나 과하지 않는 독특한 요소를 넣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나만에 맞는'과 '과하지 않는'이다. 현재의 월드컵 특수 광고들은 여느 기업-브랜드 할 거 없이 동일한 컨셉을 바탕으로 유사한 메시지로 호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의도를 과하게 보여줌으로써 되려 반감을 살 지경이다. 예를 들어, 본교 광고 중 논란이 되었던 '고려대가 김연아를 낳았습니다'라는 광고는 사람들의 수용 범위를 벗어나 광고 의도(김연아-고려대의 association을 통한 긍정적 반응 얻기)를 과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반감을 살 수 밖에 없었다. 즉 월드컵, 태극전사, 애국심 등등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비춰지는 것을 최소화 하면서 긍정적인 태도는 얻을 수 있고 나만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광고가 필요하다.

  내가 담당한 광고 물품-서비스 혹은 기업-브랜드가 무엇이냐에 따라 구체적인 전략은 상이해지겠지만 위와 같은 주안점에 의거하여 구체적인 광고의 방향을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소비자와 같은 위치라는 점을 강조한다. 수많은 소비자는 월드컵이나 국가대표 축구 선들과 직접적 연고가 없는 응원자의 위치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와 같은 눈높이에서 월드컵을 바라보고 광고하면 소비자가 설득자(기업)과의 유사성을 지각함으로써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고 기업 본연의 의도를 감쇄시켜 진정성이 느끼게 할 수 있다. 국가대표 선수나 유명인사를 모델로 하는 것도 좋고 멋진 시각 효과를 사용하는 것도 좋으나 현재 방영되는 광고와 차별화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응원자의 위치와 심리에 초점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니콘카메라-가수 '비'의 사진 전시회 강의를 듣고 생각난 것인데) 월드컵-태극전사를 위한 응원 메시지를 광고를 통해 공모한다. 공모에서 뽑힌 여러 형태의 응원 메시지(글, 그림, 영상)로 전시회를 열고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 및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혹은 몇월 몇일에 특정 장소에 모여서 태극 전사에게 영상으로 보낼 응원 플래시 몹 행사 주최한다는 이벤트를 광고 하여 소비자에게 노출할 수도 있다. 또는 거리 응원 뒷자리 정리 캠페인이나 봉사활동 등을 광고함으로써 '이 기업이 단순히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 월드컵을 이용해 먹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소비자-응원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착한 일도 하는구나'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즉, 기업이 화려한 영상과 이미지, 유명인사 활용한 광고를 통해서만 응원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와 함께 직접 월드컵과 태극전사를 응원한다는 컨셉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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