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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문득.

룬이 2010. 10. 3. 03:53

(세상이 존재하는진 모른다. 지각된 세상만이 확실히 존재할 뿐.)

  어리석게도 지나간 일을 기억해내고 '그 때 이러저러 했다면 어땠을까?'라고 질문한다. 하지만...지난 일을 기억해내는 것이 부질 없다 하더라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과거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마다 제각각의 방식대로 그러한 과거를 담아두고 불러낸다. 그렇기에 우리가 무수한 기억들을 서로 공유하고 있는지 알 방도가 없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어찌보면 사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로 하여금 불안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 

  지금의 나는 불안과 분노 속에서 수많은 사람으로 살아갈 의무를 지고 있다. 이는 다른 사람이 보면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일 수도 있으나 스스로 부가할 수 밖에 없었던 삶의 짐이다. 나는 적당히 비겁한 편이라서 나의 짐이 무겁다고 징징거리기도 하고 우리의 짐으로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과거는 회상되고, 어쩌면 공유했으리라 믿었던 과거가 불확실해 보인다. 양가감정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다, 이대로의 나라면; 또한 자가 검열도 나를 괴롭힌다. 이미 이 글에도 거짓된 부분이 있고 진실되게 고칠 용기가 없다.

  지금의 나로선 해야할 일들을 하나씩 게으르게  해나가면서 시간이 가기를 관망하는 것이 전부인거 같다... 그리고 부정과 부인 속에서 이 일들의 끝이 올 것인지, 어떤 끝일 것인지 조심스레 상상해 보는 것이다.. 상상 속에서 허락된 현실은 우리네가 사는 현실처럼 그다지 녹록치 않을 뿐더러 다들 자신이 지각한 바만 신용하기에 그 어떠한 공감도 없다.

이런 내가 어떻게 답할 수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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