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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B - 브런치 세트 (9,000\)

룬이 2010. 2. 10. 00:31

  근래에 (이상하게도) 예쁜 카페에서 잘차려진 브런치로 아침을 시작하고 싶었다. 그 욕구는 날이가면 갈수록 커져서 결국은 오후가 되면 스멀스멀 일어나던 나를 아침 일~찍 일어나게 만들었다. 그것도 어제는 밤을 새버렸는데도 말이다. 그런 나에게 안암역 근처에 자리한 Table B가 문득 떠올랐다. 식후 커피 한잔을 하러는 가보았지만 막상 요기를 채울 것은 먹어보지 못했는데다가 메뉴판 사진이 너무나 먹음직스러웠던 것으로 기억이 남아 K군에게 넷북을 빌려 부랴부랴 그리로 향했다.

  대략 10시 즈음이면 문을 열겠지 싶어 여유있게 가기로 했고 11시 20분 정도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이 잠겨 있었다........!!!! 내가 '헉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ㅠㅠ'라는 생각으로 돌아서려던 찰나!! 안에서 덜컹 문이 열리고 약간 부스스해 보이는 점원 분이 11시 반(방학 中)에 오픈하는 거라 주문 준비에 시간이 걸려도 괜찮겠냐고 물으셨다. 나야 목적이 브런치를 먹는 것에 있었으니 당연히 괜찮았고 구석 쪽에 자리를 잡아 넷북을 켰다. (아뿔사... 여긴 무선 인터넷 지원이 안된다..... 이건 근래에 생긴 카페치곤 신선한 충격을 주는 카페인 것이다!!) 

  어제 밤을 샌 터라 정신이 없어 메뉴판을 찬찬이 보기보단 조금전 바깥의 입간판에서 본 브런치 세트(9,000\)를 바로 시켰다. 나머지 메뉴들이야 앞으로 조금씩 즐기면 될 거 같았다. 약 20분이 흐르고 내 앞에 등장한 브런치 두둥!!!


  기본적으로 콜라, 사이다, 커피 중 하나를 택1 할 수 있으며, 난 사이다를 시켰는데 병에 든 사이다(340ml)와 얼음이 든 컵+빨대를 주었다. 넓다란 그릇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포슬포슬해 보이는 스크램블드 에그였다. 그 옆으로 바삭하게 구어진 팬케잌과(바닐라 첨가향이 거의 안나서 좋았던 것 같다.) 짭쪼름한 베이컨 3조각, 굵고 큼지막한 소세지, 샐러드 등이 있었다. 계란은 삼삼한 맛에 예상처럼 부드러웠고 팬케잌은 시럽과 따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바삭한 질감을 계속해서 즐길 수 있었다. 계란과 팬케잌이 부드럽고 삼삼했다면 베이컨과 소세지는 고소하고 풍미가 보다 강했다. 샐러드의 경우 느끼한 마요네즈 드레싱이 아니라는 건 반가웠지만 야채 양이 적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과일도 좀 있었으면 하는 바람...(- 3-)



  전체적으로 전형적이고 깔끔한 브런치를 맛보고 싶다면 한번쯤 들려 여유로운 시간을 누리면서 먹기에 좋을 거 같다. 그렇지만 9,000\원의 가격에는 뭔가 살짝 모자란 느낌이다. 베이컨, 소시지, 계란, 핫케잌 이렇게 조리를 거쳐야 하는 음식의 가지수가 많아 손이 많이 갈 거 같아 단가가 비싸지는 것은 이해가 되긴한다. 그러나 이정도의 양과 조합이라면 학교 앞(왠만해선 대게 1인분에 3~5천에 제공됨)임을 가만해 8,000\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여기에 따뜻한 수프(아니면 신선한 과일-_-v)가 조금 제공된다면 충분히 9,000\정도의 값어치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테이블 비 만의 특유한 감성이 가득한 공간 속에서 여유롭게 음악도 듣고 싶을 때, 안암골 동네에서 브런치를 먹고싶을 땐 바로 이 곳의 이 음식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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