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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발권 도전기 part3-3. 교토 여행 - 청수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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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발권 도전기 part3-3. 교토 여행 - 청수사

룬이 2019. 5. 1. 23:04

 

이번 포스팅은 교토 여행 둘째 날 청수사를 방문한 후기입니다. 첫날 후기는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2019/04/28 - 이원발권 도전기 part3-1. 교토 여행 - 하치 인 교토 (Hachi inn Kyoto)

2019/04/30 - 이원발권 도전기 part3-2. 교토 여행 - 후시미이나리 신사

 

구글맵에서 찾아보니, 숙소 근처 버스 정거장에서 5-6개 구간만 이동하면 청수사에 갈 수 있다고 검색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고생길을 열어준 게 이 구글맵이었는데, 왜인지 방향을 자꾸만 반대로 알려주었습니다. 아무 의심 없이 탔다가 청수사 방향이 아닌 교토역으로 간다는 걸 깨닫고, 버스 운전수 분께 길을 여쭤봤습니다.

 

정말 친절하게도 길 안내뿐만 아니라, 버스 패스를 타는 게 금전상으로 더 이득이라고 안내해주셔서 무사히 1day 패스를 구매했습니다. 교토 시영버스 대부분은 1회 탑승이 무조건 230엔인 듯한데, 1day패스가 600엔이라 3번 이상 타면 이득입니다. 처음 잘못탄 1회 + 청수사로 재이동할 1회 + 숙소로 돌아가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1회+a 를 고려하면 3번은 넘게 탈 테니 패스를 사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약 8-9정거장 이동한 듯한데 숙소 나선 지 1시간이 지나서 겨우 기요미즈데라(청수사) 미치(길)에 내렸습니다. 계획상으로는 니넨자카, 산넨자카를 다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길을 돌아오느라 지친 탓에 니넨자카는 건너뛰었습니다.

숙소를 나선 지 시간이 꽤 지나긴 했지만 10-11시 무렵이라, 그래도 관광객이 덜 번잡한 편입니다. 정오~2시 사이에는 종종걸음을 걸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었습니다.

초입부터 만개하거나 3-4일 뒤면 만개할 거 같은 벚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12년도의 첫 교토 여행, '16년도의 두 번째 교토 여행 때처럼 흐드러지게 핀 건 아니지만 날씨가 나쁘지 않았던 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했습니다. 아이와 유모차, 그 밖의 짐을 챙길 생각을 하면... 비 안 오는 게 감지덕지.

결혼하기 전에 이 길을 걸으며, 이 가게의 바깥 장식이 예뻐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도 물고기 모양 장식이 귀엽다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습니다. 작은 장식은 저렴하겠지 생각하고 가게에 들어가 보았는데... 왠 걸 예상한 가격보다 '0'이 하나는 더 붙어있습니다. 오백 원짜리 1-2개 크기라 5~600엔 정도겠지 생각한 건 완전 오산이었습니다. 2~3천 엔은 우습고 4~5천 엔은 가뿐히 넘는 가격이었습니다. (황급히 아이 손 붙잡고 가게를 나온 ==ㅋㅋ)

산넨자카 올라가는 길이던가. 오이 피클 하나를 사 먹었습니다. 소금과 식초에 절여진 새콤 짭짤한 오이입니다. 아삭한 식감은 좋았으나 오이는 오이입니다. (맛있진 않아요) 1개에 200엔. 더 위쪽에 있는 가게에선 250엔에도 파니 아래 가게에서 사 먹는 게 낫습니다.

버드나무처럼 아래로 한 껏 늘어트려진 벚꽃나무가 너무 이뻤습니다.

산넨자카부터 후루룩 올라가서인지 금세 청수사 초입이 보였습니다. 이때가 11시~정오 무렵이었는데, 정말 사람이 많았습니다. (오후엔 더 많았습니다. ==;)

조금 모자란 감은 있지만, 곳곳에 벚꽃 스팟이 있습니다. 벚꽃의 은은한 매력과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건물과 가게들이 잘 어울리는 거 같습니다.

여행 일정이 같았던 친정 부모님과, 친정 아빠의 일본인 지인을 만나 인사하고 근처 다과 가게(?)에서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커피/녹차/팥 앙금 들어간 아이스크림/당고 중심의 메뉴입니다. 말차가 생각보다 맛있었는데 진한 맛이 나면서도 진득하지 않고 깔끔했습니다.

(사진이 아래밖에 없어서;;) 아래 사진에서와 같이 널따란 벤치 위로 빨간 천이 덮여 있고 방석이 있습니다. 야외에서 유유자적 벚꽃을 바라보며 차도 마시고 당고도 먹으니 맛이 더 좋게 느껴졌던 거 같습니다. 

청수사 초입 주변에는 볕이 잘 들어서 그런지 벚꽃이 예쁘게 피었네요.

입장권 사서 들어가기 전에, 올라온 길 뒤돌아 보며 찰칵.

입장권이 꽤 비쌌었습니다. 성인 1명당 400엔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특히 대대적인 수리 중이어서 내관 위주로만 봐야 하다 보니 더욱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아래 사진 정면에 보이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결혼인지 출산인지를 기복하는 의식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굳이 올라가 보지 않았어서, 과거 기억으로 더듬더듬)

남잔가 여잔가... (하.. 기억력...) 둘 중 한 명은 눈을 가리고, 나머지 한 명은 소리를 내서 눈을 가린 사람이 목표 지점까지 가게끔 유도합니다. (목표 지점엔 비석 같은 게 있었던 거 같기도......................... 쓰고 나니 왜 썼나 싶은 기억이네요 -_-)

청수사 배경으로 사진을 가장 멋있게 찍을 수 있는 스팟이라고 생각하는 곳이 있습니다. 청수사 관람 이후 나가는 길이 산책로처럼 이어지는데 빨간 잎사귀 수풀이 있는 곳에서 되돌아보면 아래와 같은 뷰입니다. 교토 시내도 보이고 무지개색 같은 풀, 꽃, 하늘, 청수사까지...!!

3가지 물을 (아마도) 마시는 곳은 정말 줄이 깁니다. 3번을 갔지만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은 없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에 대한 기복은 사치라는 생각이...

퇴로를 걸어 나오면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팔뚝만 한 잉어와 자라가 있었습니다. 그 부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멋있게 나왔었습니다.

청수사 관람을 마치고, 올라갔던 길을 더듬어 내려오다가 키라쿠라는 곳에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관광지 of 관광지인지라... 1인당 2천엔 내외는 주어야 먹을만한 메뉴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가성비 좋은 곳이 더 있었을 듯한데... 친정 부모님, 이모네, 일본인 지인분들까지 모두 앉을 수 있는 식당이어야 해서 선택권이 없었던 듯합니다.)

남편이 주문한 시즌 한정 참치회덮밥 (1,500엔) 기름기 좔좔 흐르는 부위는 아니지만 큼직 두툼하게 썰린 회를 부족치 않게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남자라면 전체적인 양은 부족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저의 Pick은 스시 모둠. 스시 9pcs인데 2,200엔인가 했습니다. 한 개당 거의 2500원 꼴 ㄷㄷ....

가격도 가격이니 맛은 좋은 편입니다. 특히 고등어(사바) 스시가 맛있습니다. 고등어 스시 세트가 별도로 있으니 다음에 다시 온다면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짭조름하고 새콤한 맛이 좋은데 살짝 염장된 건가? 싶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청수사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서 찍은 아들과 친정엄마.

청수사는 올라가는 길에서도 일본 전통적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니넨제카, 산넨자카), 특히나 벚꽃철이나 단풍철이면 주위 풍경도 멋지고... 오르내리는 길, 계단도 아기자기 다양해서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저도) 누구나 걸어 다니고 둘러보기 좋은 관광지인 거 같습니다.

다음 글에선, 청수사 다음으로 들린 교토의 부엌 니시키 시장, 벚꽃을 질리도록 본 기온 거리와 마루야마 공원에 대해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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